“더 성찰하고 치열하게 쓰겠다”  
 

모임득 수필가

［동양일보］가을로 가는 길목의 꽃들은 보랏빛이 많습니다. 고난을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하지요. 해 질 녘 한 시간 차를 타고 가서 병아리풀을 마주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지치지도 않는지 무더기로 피어 저를 반깁니다. 꽃을 만나고 수상 소식을 들었습니다. 행운의 꽃인가 봅니다.

꼬물꼬물 올라오는 아이들, 앙증맞고 사랑스럽습니다. 척박한 바위틈에서 강인한 모습으로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는지 담아도 또 담아봐도 미련이 남습니다. 꽃을 보면 몸과 마음이 치유됩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힘겹게 개체수를 늘리는 병아리풀처럼 어떤 역경이 거쳐도 잘 살라고 토닥토닥 격려하는 듯싶습니다.

한고비 넘기면서 늘 문밖에 머물던 햇살을 느낄 거라는 믿음은 또 한고비를 넘기고, 이제는 행복을 곁에 두려던 소망은 제게 또 생채기를 냈습니다. 우울하던 그때 야생화를 만났습니다. 작디작은 꽃송이들이 수런거리며 들려주는 소리가 좋았습니다. 누가 봐 주지 않아도 저 혼자 소리 없이 피고 지는 꽃을 보며 마음의 위안을 받습니다.

수필과 꽃은 사람을 치유합니다. 야생화의 아름다운 자연의 결을 바라보며 제 마음을 다독입니다. 글을 쓰며 오래된 슬픔을 마주합니다. 누구나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래서 삶은 때로 눈물겹게 반짝이고 고운 결들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느낍니다.

야생화를 보듯 작고 여린 것에 대한 묘사와 애정 어린 글을 쓰고 싶습니다. 참신하고 따뜻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권위 있는 충북여성문학상은 꼭 받고 싶었습니다. 쟁쟁한 작가들이 받는 상이라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받으니 기쁨이 배가 됩니다. 문밖에 있던 행복을 곁에 두고 살라는 격려로 알겠습니다.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문학상을 계기로 더 성찰하고 치열하게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상을 제정한 동양일보와 뒷목문학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약력>

△1962년 충북 증평 출생, 청주시 상당구 꽃산동로41 거주, 한국방송통신대 영어영문학과,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6년 <수필과비평> 수필 ‘옹기가 있는 풍경’으로 등단

△저서 수필집 <간이역 우체통>, <먹을 갈다> 선집 <아버지의 고무신>

△수상 청주문학상. 원종린문학상 작품상. 새전북신문 문학상 작품상. 푸른솔문학상. 청주예총공로상. 수필과비평문학상. 시흥문학상 금상. 사이버문학대전 대상. 전북여성백일장 장원. 충북여성백일장 장원.

△현재 청주문인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수필과비평작가회의 충북지부회장



출처 : 동양일보(http://www.dynews.co.kr)